우울극복

우울 극복일기 (13) 주저흔

MoodMaster 2024. 4. 12. 23:25

 

작년에 누워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도 안 자고 거의 먹지도 않으면서

우울증이 아주 심할 때, 죽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습니다.

 

사실 생각만 가득할 뿐, 실행할 기력은 없었어요.

 

그 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약을 복용하면서 아주 살짝 기력이 올라왔고

죽을 수 있다는 용기가 아이러니하게도 생겼습니다.

 

그때쯤 자괴감이 들고 감정이 많이 혼란스러웠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제가 시도했던 것은 자해였습니다.

  • 손목을 칼로 긋기
  • 약 과다복용

 

자해를 하면, 순간적으로 '시원하다'라는 감정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너무 힘든 마음을 처리하는 방법도 모르겠고, 그 슬픔과 분노를 풀 수 있는 게 제 자신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을 벌주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여전히 현재도 충동은 강하게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다만, 그 한계선을 넘지 않도록 조절하고 있을 뿐입니다.


주저흔 치료

사실 주저흔이라기보단 '봉합수술 흉터 치료'를 받는 중입니다.

기본적으로 피부과에서 레이저 시술을 받고 있는데요, 벌써 총 시술 횟수 중 반 정도 진행이 되었는데도

제 눈에는 거의 달라짐이 보이지 않습니다.

 

별로 기대하지도 않긴 합니다.

집에 누워있느니 나가서 걷고 바람 쐬려고 피부과에 갑니다.

 

1회당 10만 원 정도 들고 있습니다. 

제 맘 시원하겠다고 팔목을 그을 땐 좋았는데, 그 후 봉합수술비 / 흉터 치료에 드는 돈이 상당해서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오늘은 그냥 임의로 약을 끊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면, 잃었던 것들을 다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매일 충동과 싸우는 것보다 기력 없던 그때가 오히려 더 편했던 것 같습니다.

 

이 터널의 끝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모님 댁에 두고 온 옷들을 가지러 몇 달 만에 방문했습니다.

가는 동안 너무 무서워서 공황이 와서, 약을 먹고 가는 길 내내 잠으로 도피하며 다녀왔습니다.

 

제 주변의 사람들, 의사 선생님, 가족 모두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죄책감도 많이 들고, 그냥 다 놓고 숨어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게 그 분들을 도와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도 우는 소리만 쓰고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