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극복일기 (35) 기억과 노력
기억
어젠 결국 새벽 1시가 넘어도 잠이 오지 않아서, 졸피뎀 1/4 조각을 먹었습니다.
그러고도 잠이 안 와서 기억이 나지 않는 용량만큼을 더 먹었습니다.
(일어나 보니 옆에 바스러진 조각이 있는데, 그만큼을 제외한 만큼을 먹은 건지, n개를 먹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 약을 먹으면, 기억이 날아가는게 너무 싫습니다.
그리고 체감상 약기운이 10시간은 가는 것 같습니다.
아침에 또 구역감이 있어서, 택시를 타고 출근했습니다.
오늘은 회사에서 오해가 있었습니다.
저는 다른 뜻으로 한 얘기가 아닌데, 서열을 정해 달라는 뜻으로 들은 것 같습니다.
그게 아니라, 그냥 역할과 책임에 대해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물어본 건데요.
별일 아니겠지만, 저에겐 아주 크게 다가왔습니다.
일하는 건 문제가 없는데, 사람과의 의사소통과 관계가 아픕니다.
내가 모르는 내 모습이 있는 건지, 무의식적으로 그런 뜻을 나도 모르게 가진 건지
제 자신을 전혀 믿을 수 없으니, 반박도 잘 못하겠습니다.
노력
어쨌든, 외부의 자극에 쉽게 흔들리지 않으려면 계속 우울증 극복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 졸피뎀은 어쩔 수 없는 상황 이외엔 복용을 안 하고 있습니다.
- 주말 운동을 1회권 끊었습니다. 용기 내서 이번주에 한번 가보려고 합니다.
- 고기를 많이 먹고 있습니다.
- 누워서 끊임없는 자책과 후회하기보다는 그냥... 넷플릭스를 보고 있습니다.
- 멀티비타민과 비타민C를 (내킬 때) 먹고 있습니다. 멀티비타민은 유통기한이 지났지만, 돈을 아끼기 위해 먹어 없애려고 합니다.
'여보세요, 제가 지금 죽고 싶은데요'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지은이도 끊임없는 자살 시도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의사가 '근데 왜 안 죽으세요?'라고 한 얘기에 사실은 나는 진짜 죽고 싶은 건 아니구나 알았다고 합니다.
저도 제 자신에게 계속 묻습니다.
자해, 약물 과다복용 이런 걸로는 절대 죽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고,
진짜 죽을 생각이었다면, 더 확실한 방법으로 한 번에 죽을 방법이 있는데 왜 실행하지 않냐고,
죽고 싶다는 생각과 발언은 주변 사람들만 괴롭게 할 뿐입니다.
그래도 아직 안죽고, 지금도 달달한 초코라떼를 먹고 있는걸 보면
진짜로 당장 죽고싶은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일주일이 지났는데, 10년은 지난 것 같습니다.
마음이 많이 괴롭고 고통스럽습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여러 마음이 듭니다.
좀 더 잠잠해지기를, 좀 더 평온해지기를, 좀 더 단단해지기를
그리고 내가 그때까지 버티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