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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 극복일기 (36) strip()

MoodMaster 2024. 5. 9. 23:43

 

오늘의 상담

오늘은 상담을 다녀왔습니다.
 
자세한 얘기를 적을 수는 없지만, 확실히 예전 상담사보단 훨씬 잘 맞습니다.
내일 정신과에 가서 어떤 내용으로 상담을 해야 할지도 가이드 주셔서 고맙습니다.
 
죽고 싶다는 충동이 든다고 분명하게 얘기를 하고,
그럴 때 먹을 수 있는 약을 요청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합니다. (필요시약)
졸피뎀의 경우 부작용 없는 사람도 있지만, 제 경우엔 부작용이 명백하니 약 조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 (그때그때는 진심이지만) 시도 때도 없이 변하는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지금은 보류하기
  • 그 어떤 것보다 살아남는 게 가장 중요함
  • 감정을 객관화하고 > 연속되는 감정을 인지하기 > 이 생각이 내 마음에 유리한지 판단해 보기

지금은 그 어떤 것보다 살아남는 걸 목표로 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그렇게 상담을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저녁도 잘 챙겨 먹었습니다.
어제부터 몸이 안 좋아서 거의 밥을 먹지 못했거든요.
(기절할 것 같았고, 걷기 힘들 정도로 배가 너무 아팠습니다.)
 
그리고 철분이 들어있는 멀티비타민도 샀습니다. 
와서 마음을 붙잡아가며 힘내서 해야 할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 엄마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저는 너무 화가 났습니다. 꾸역꾸역 해내고 있는데,
우울증 치료에 전념하자는 문구를 보고 너무 화가 나서 쏟아부었습니다.
또 날 선 말들이 오가고 "네 탓이다, 이 모든 건 다 너 때문이다"로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했습니다.
상담 내내 겨우 설득시켜 놓은 마음이 다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자기도 (저의 권유으로) 상담을 받고 있는데
자기는 정신이 흐리멍텅하지 않기 때문에, 상담 필요여부는 스스로 결정할 거라고 했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저는 지금 흐리멍텅한가 봅니다.
누구보다 제 상태를 잘 아는데, 이게 흐리멍텅한 거면 명확한 건 뭘까요
 
상담이 끝나고 단 두 시간 후였습니다.
저의 평온한 마음은 딱 두 시간.
항상 어린 시절부터 이랬습니다. 이래서 저는, "나는 행복할 수 없는 사람이다"라는 믿음이 강했습니다.
 
다 포기하고 싶습니다.

 


strip()

일을 하다가 문자열을 처리하는데, 에러가 났습니다. 
('이런걸화이트스페이스라고합니다  ' <- 문자열 뒤에 들어있는 스페이스)
 
초보때는 숨어있던 화이트 스페이스인줄 모르고, 뭐가 문제인가 야근까지 해가며 애를 먹었습니다.
이젠 그냥 당연한 듯 strip부터 해보고 당연히 에러가 없어진걸 봅니다.
 
그땐 별것도 아닌 에러도 그렇게 진땀을 뺐는데,
지금 겪는 이런 아픔도 나이를 먹고 더 성숙해지면,
또 에러가 나면 바로 대응하고 아무것도 아닌걸로 잘 지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