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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 극복일기 (7) 연천회관

MoodMaster 2024. 4. 6. 23:18

 

오늘은 연천에 다녀왔습니다.

몇 주간 방구석에서 굴만파고 누워있었기에, 이전 단짝이 같이 나가자고 설득을 해서 가보게 되었습니다.

작년 가을에 참 예뻤던 기억이 납니다.

재인폭포 근처 산책길 벤치에 누워서, 햇살이 비추는 나무를 보며 문뜩 행복하다, 생각을 했었습니다.

 

좋은 기억이 있던 곳이라, 방에서 나가고 싶지 않았지만 힘을 내서 나가봤습니다.

 

벚꽃이 예쁘다고 하여 가봤는데 다 떨어지고 나뭇가지만 앙상했습니다.

앙상한 벚꽃나무와 바쁜 꿀벌들

 

작년 봄엔 힘든 시기가 있었습니다. 여의도에 벚꽃이 한창 피던 때, 마음이 힘들어 제대로 보지 못했고

'내년엔 다 해결되면, 예쁜 벚꽃 봐야지' 하며 아쉬움을 가졌습니다.

 

그런 아쉬움을 단짝은 알았기에, 굴파고 짜증만 내고 있는 저를 데리고 가줬는데,

벚꽃은 다 떨어져있고, 벌들만 바빴습니다.

간 김에 근처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라도 하고 싶었는데, 신분증도 놓고 나와서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벚꽃 축제 기간이었는데, 다 떨어진 벚꽃 나무들을 보았고,

잔디밭 속 진드기 세 마리를 보았습니다.

 


항우울제 부작용

기존에 2주간 복용하던 '미르젠탁'의 부작용인 식욕/체중 증가로 약을 바꿨습니다.

함께 처방해주시던 '데팍신' 용량만 두배로 늘렸습니다.

 

  • 놀랍게도 오늘은 아무런 식욕이 느껴지지 않네요.
  • 하루종일 편두통이 좀 있는 편입니다. 보통 약을 바꾸면 3일 정도는 적응기간이 필요하기에, 우선은 참아보려고 합니다.
  • 불면증이 생겼습니다. (데팍신의 부작용) 그래서 수면제를 함께 처방받았습니다.

이런저런 약을 계속 시도하는건 좋은데, 마치 제 자신에게 임상시험을 하는 느낌입니다.

어쩔 땐 그냥 임의로 모든 약을 중단하면, 반년 전의 제 자신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일단은 위험하기에 그런 생각이 들면 멈추려고 합니다.

 


연천회관

 

'연천회관' 이라는 곳에서 '연천커피'도 마셔보았습니다.

율무차 + 커피 맛이 났습니다.

 

바뀐 약으로 인해 잠을 잘 자지 못했고,

갇힌 공간(차 안)에서 오래 있어서 공황이 오는 바람에, 힘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서,

저를 생각하고 시간을 내어준 분에게 미안합니다.

 

대화도 하지 못했고, 종일 인상 쓰고 힘든 마음에 대한 토로만 했던 것 같습니다.

상대에 대한 예의도 아니었기에, 제가 건강하게 회복하지 못한다면,

그동안은 일정부분 거리와 시간을 두는 게 상대에 대한 배려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재 밤 11시인데, 저녁을 먹지 않아도 배가 고프지 않습니다.

그동안 과식을 너무 했기에 한끼는 굶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