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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 극복일기 (12) 꽃이 지다. 본문
오늘은 낮에 최근 들어 가장 심하게 공황이 와서, 땀을 뻘뻘 흘리다가,
생각 전환도 할 겸 괜히 지피티에게도 말을 걸어봤습니다.
보이스 챗 기능을 사용해 봤는데요,
이렇게 감정을 처리하기 힘들 땐 '솔직하게 일기 쓰기'가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따뜻한 목소리로 위로와 해결책도 함께 주니 심리상담사보다 낫네요.
(중간에 목소리도 가다듬고, 말 속도도 조절하면서 얘기하는 걸 들으니 정말 사람 같습니다.)
집에서 키우고 있던 작은 철쭉나무에 핀 꽃들이 후드득 지고 있습니다.
햇살을 많이 받으면 좋을까 싶어서 창가에 뒀었는데, 그늘에 두는 게 맞았나 싶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꽃들을 보니 마음이 좋지 않고, 어떻게 더 살릴 순 없을까 생각이 듭니다.
감정 일기
지피티의 조언대로, 솔직하게 요즘 드는 감정에 대해 적어보자면 이렇습니다.
- 나만 바뀌면, 모든 걸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
- 이 모든 상황에 대해 전부 내가 잘못한 것 같다.
- 좀 더 내가 노력했어야 하지 않았나
- 나로 인해 모든게 망가졌다.
또한 저를 위해 사다 주었던 산펠리그리노와 아이스크림을 보면 슬픔이 올라옵니다.
또한 가족에 대한 서운함도 큽니다. 연락을 않고 지내고 있지만, 어쩌다 기대를 갖고 용기 내서 전화하면
제가 했던 말들로 받은 상처에 대해 열거하고, 그래서 연락하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적어도 작년까지는 부모님께 계속 사랑받고 싶어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가능한 순종적으로 맞춰줬습니다.
그러나 이젠 제 상황이 버겁고, 숨이 막혀서 그렇게 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여럿 상처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의 당사자인 제가 가장 아프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부모님보단 제가 아프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은 평소엔 제가 도움이 필요 없다고 극구 사양함에도,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어 하셨고 사랑해 줬는데,
결국 인생에 가장 힘들 때, 아무도 없습니다.
가족도 좋을때나 가족이지, 내가 아프고 힘들 때는 아무도 없습니다.
지금의 저는 자신들의 자식이 아니라고 합니다. 사실 실제 저는 이 모습에 항상 더 가까웠다고 말하니,
그렇게 살아서 얼마나 행복할지, 남들에게 손가락질받으며 사는 게 좋냐 하십니다.
죽으면 명예롭게 죽었다고, 좋아할 것 같기도 합니다.
우울증인 사람에게 가장 하지 말아야 할 말은 다 들어본 것 같습니다.
작년에 죽고 싶다고, 제발 누가 나 좀 도와달라고 신호를 보낼 때,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 그 정도 우울함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 네가 나약한 거다.
- 모두가 그렇게 산다.
- 나도 죽고 싶다, 매일 행복하다 하며 사는 사람이 어딨겠냐,
- 표정 관리 좀 해라, 네가 내 기분을 잡친다.
실제로 그럴 수도 있지만, 가능한 저런 문장들은 말 하지 않는 게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미안하기도 합니다. 저로 인해서 상대방 기분 잡치게 했다 생각하니
또 죄책감이 드네요.
제 감정에 대해 폭로하는 글을 적으니, 거부감이 들긴 하지만,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누군가의 기분을 또 잡치게 할까 봐 두렵지만 적어봤습니다.
마음은 조금 가벼워지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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